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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세리에에 스며든 미국 자본, 구단의 정체성은 어디로?

FootBall/칼럼 Story

by 푸키푸키 2024. 10. 3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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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라고 불렸던 세리에 A. 90년대 최고 슈퍼 스타들은 이탈리아 리그 진출을 바라며 당시 7개의 구단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되던 시기도 존재했다.

 

유벤투스, AC밀란, 인터 밀란, AS로마 등 많은 구단들은 명문 구단으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며 세계적인 팀으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던 가운데 현재 이탈리아 구단들은 과거와 같은 전성기를 맞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현지 축구 팬들 역시 자신들이 응원하고 있는 구단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구단의 이탈리아 축구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에 큰 우려를 하고 있었다.

 

이유는 바로 구단주였다.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 A 소속 구단의 3분의 1(1/3)이 미국 기업 또는 미국인 CEO라는 것이다.

 

과거 이탈리아의 부호들은 세리에 A 구단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였으며 대표적으로 과거 이탈리아의 기업인이자 정치인이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리를 예를 들 수 있었다.

 

유벤투스의 아넬리 가문, 인테르의 마시모 모라티 등 해당 구단의 구단주들은 이탈리아 국적이었지만 현재 세리에에서 손꼽히는 구단들은 모두 미국 국적의 소유였다.

ⓒ 연합뉴스

미국화되고 있는 세리에

현지 이탈리아 축구 팬들은 미국 기업의 세리에 진출에 큰 걱정을 하고 있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구단에 축구 강국도 아닌 미국이 축구계에 뛰어들었다는 것에 불편해하고 있었다.

 

과거 이탈리아는 경제가 어려워지며 축구계에서 사용되는 지출 역시 줄어들게 되었고 결국 점점 열린 시선을 가지게 되자 미국 기업에게 문을 열기 시작했고 이러한 영향이 현재 미국 기업들의 세리에 구단주로 대거 등장했다.

 

현재 미국 구단주 소속의 구단들로는 AC밀란, AS로마, 피오렌티나, 제노아, 아탈란타, 인테르가 존재했으며 아직까지도 타 구단들은 미국 기업 또는 CEO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었다.

 

구단 내 구단주가 변경되었다고 한들 미국 기업에서 다른 국적의 기업으로 인수 또는 매각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미국 기업으로 인수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다.

 

AC밀란의 경우 헤지펀드 엘리엇에서 현재 레드버드 캐피탈로 변경되었고 AS로마 역시 미국인 사업가 토마스 디 베네데토와 제임스 팔로타에서 현재 프리드킨 구단주로 변경되었다.

 

이탈리아 현지 팬들은 미국 구단주를 거부하는 이유는 구단의 정체성 훼손, 단기적 성과 중시를 요구했고 이로 인해 구단의 역사와 레전드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었다.

 

AC밀란의 경우 레드버드 캐피탈의 CEO인 게리 카디널은 구단의 레전드이자 당시 AC밀란의 디렉터로 활동했던 파올로 말디니와 리키 마사라를 경질했다.

 

이유는 그가 영입한 선수였던 디보크 오리기, 샤를 데 케텔라에르의 영입 실패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카디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 두 인물을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말디니는 오리기, 데 케텔라에르 말고도 테오 에르난데스, 하파엘 레앙 등 팀의 에이스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낸 인물이었다.

 

21-22 시즌 세리에 A에 우승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인물이었던 이들의 경질은 충격적이었으며 많은 이탈리아 축구계 인물들도 미국 구단주의 만행에 비난을 하고 있었다.

 

AS로마의 경우 프란체스코 토티와 다니엘레 데 로시를 예제로 들 수 있었다. 과거 토티는 은퇴 과정에서 구단과 마찰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구단의 감독으로 젠나로 가투소를 추천했지만 구단 측은 이를 무시해 파울루 폰세카를 선임했고 은퇴 이후 구단에서 활동하기로 약속되었던 토티는 단장으로 취임해 안토니오 콘테와 접촉했지만 구단은 이를 거절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토티의 의견은 점점 구단에게 거부당하기 시작했고 구단주에게 가로막혀 단장으로서 힘을 쓰지 못했던 그는 끝내 사임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어 AS로마가 최근 다니엘레 데 로시에게 한 행위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었다. 이들은 무리뉴 감독을 경질한 뒤 초보 감독인 데 로시를 선임했고 큰 효과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23-24 시즌 개막 4경기 무승으로 경질을 선택하게 된다.

 

당시 여름 이적시장에서 AS로마에 합류했던 선수들은 데 로시 감독의 설득에 계약서에 서명을 했지만 감독스러운 데 로시 감독과 이별에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는 데 로시 감독이 떠난 뒤 이반 유리치 감독이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었고 AS로마는 데 로시에게 구원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데 로시 감독의 사건을 바라봤을 때 이것이 미국 기업 구단주가 구단에게 단기적 성과를 요구하는 자세라고 바라볼 수 있었다.

 

인테르의 경우에는 쑤닝 그룹이 부채를 해결하지 못하며 계약상 구단주가 오크트리 캐피탈로 넘어가버렸고 아탈란타의 경우 23-24 시즌 유로파 리그에서 우승하며 구단 역사상 첫 유럽 챔피언에 등극해 그나마 기대 이상을 채워주는 발전을 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얼마 전 AS로마 구단주인 프리드킨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에버튼 인수에 뛰어들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협상이 완료되면 AS로마보다 에버튼에게 많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 역시 존재해 AS로마 팬들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현재 미국 구단주 소유의 구단들에게 재정적 안정, 구단의 정체성에 대한 균형이 요구되어야 하며 이 균형이 이뤄진다면 구단은 물론 리그 전체에서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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